실험 설계와 문제 해결
본 포스트는 결국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을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어려움은 보존된다
2020년도 봄학기 본의아닌 재택실험들 중 고무줄 저울 만들기 를 기반으로 작성합니다.
실험 목표와 실험 설계
당연히, 실험 설계는 실험 목표를 반영해야 합니다. 실험 목표를 위해 활용할 실험 원리를 찾고, 그것을 기반으로 실험 설계를 구상한 후, 실험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지 (분석이 어떻게 될 지) 를 예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고무줄 저울을 만들어 어떤 물체의 무게를 재고자 할 때에는, 고무줄 저울 이라는 하나의 측정 장비를 만드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조건을 바로 생각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 무게 측정을 여러번 함에 있어서 저울의 기본 상태가 변하지 않도록 설계하여 측정의 재현성을 보장할 것.
- 고무줄 저울의 측정정밀도가 대상의 무게를 기대한 정밀도로 측정하도록 보장하여야 할 것.
- 고무줄 저울이 측정할 수 있는 무게의 범위 안에 대상의 물체의 무게가 있을 것.
그리고, 도구라는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생각도 해볼 수 있습니다.
- 측정을 함에 있어서 많은 기술을 요구하지 않을 것.
- 이것은 재현성의 구현에 영향을 줍니다. 재현성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여러 번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실험 기초 설계
실험 구상: 어떤 실험을 할 지에 대하여.
어떤 임의의 물체의 무게를, 고무줄로 측정합니다. 필요한 것은 가장 간단하게 말하자면 다음과 같을겁니다.
- 탄성체 (여기서는 고무줄)
- 탄성체를 고정할 곳
- 탄성체와 (측정할) 물체를 고정할 방법
- 탄성체를 고정할 곳으로부터 (탄성체의 원래 길이와 늘어날 길이를 고려하여) 연직방향으로의 충분한 거리 확보
- 탄성체의 길이를 측정할 측정자
물론, 이것은 최소한 입니다. 최소한 필요한 것과, 실제 필요할 수 있는 것은 다르니 말입니다.
고무줄로 저울을 만들기 위해 활용하는 과학적 원리는 후크의 법칙 입니다. 후크의 법칙은 일단, 다음과 같은 공식을 따릅니다.
\[F = k \Delta L\]고무줄로 작용하는 장력 (또는 탄성력) \(F\) 의 크기는 고무줄의 길이의 변화 \(\Delta L\) 에 비례한다는 것이 핵심이나, \(\Delta L\) 로부터 \(F\) 의 크기를 구하기 위해서는 결국 \(k\) 를 알아야 합니다. 알고있는 질량을 매달아보면서 길이 변화를 측정해보면 됩니다. 여기서는 동전을 사용했습니다.
측정장비의 구성
보유한 고무줄이 노란 고무줄 (배달음식 등을 묶을 때 쓰는 가장 흔한 고무줄) 밖에 없어서 그것으로 실험을 하여야 했습니다. 노란고무줄을 활용하여 실험을 하는데는 약간의 문제가 있습니다.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장력에 비해 길이 변화가 너무 작음. (\(k\) 가 너무 큼)
- 여러 번 물건을 바꾸기에 불편함.
- 고무줄과 다른 물체를 연결하기에 고무줄이 너무 작음.
- 탄성한계가 너무 작아 재현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음.
물론, 이것은 다양한 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 고무줄 여러개를 직렬연결하여 용수철 상수 \(k\) 를 낮춘다.
- 물체를 담는 통을 구성하고, 그 통과 고무줄과 연결한다.
- 고무줄을 병렬연결하여 각각의 고무줄에 걸리는 장력을 줄인다.
실험을 구성하는 단계에서 이러한 모든 생각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실험 중에 문제가 생기면 다시 고민해도 될텐데, 처음에 생각해두는게 편하겠지요. (대표적으로, 탄성 한계 문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 문제입니다. 실험 하다가 발견하는 문제인 경우가 많지요.)
세부 문제 해결
고무줄을 직렬연결 할 때에도 당연히 문제가 있습니다. 고무줄 끼리 연결하는 방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실험에 영향을 미치거든요. 별걸 다 고민해야함.
고무줄끼리 서로 묶어서 연결하면, 아래에 걸린 물체의 무게에 따라 고무줄이 묶여있는 정도가 달라져 (장력이 크면 매듭이 더 묶여서 길어지고, 장력이 작은 시간이 길면 매듭이 다시 풀려서 짧아집니다.) 길이에 영향을 미칩니다. 고무줄의 길이가 걸리는 장력 뿐만 아니라 실험 과정과 실험 진행 시간에 의존성이 있게 되는 것이지요.
물론, 이러면 안된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있을겁니다. 방법은 두가지 정도가 있겠습니다.
- 항상 장력이 매듭이 항상 강하게 묶여있는 정도가 되도록 컵의 무게를 무겁게 조정한다.
- 서로 묶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연결한다.
일단, 첫번째 방법은 리스크가 있습니다. 항상 강하게 묶여있도록 기본적인 장력의 크기를 크게 하면 탄성한계를 쉽게 넘을 위험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측정하는 공간도 기본 높이를 보장해줘야하는 어려움이 있지요. 그래서, 보통은 두번째 방법 정도로 진행합니다.
여기서는, 묶지 않는 방법으로, 클립을 활용하여 두 고무줄을 연결했습니다.(심지어 노란고무줄은 기본형이 토러스이기 때문에 그냥 끼워서 연결가능합니다.)
클립을 활용하면, 다음과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 고무줄을 서로 묶어서 발행할 수 있는 재현성 문제를 해결함.
- 최소한의 접촉면적으로 고무줄에 힘을 작용하여 접촉에 의한 장력의 감소/증가 문제를 해결함.
- 개개 고무줄에 (최대한) 연직방향으로 힘이 작용하여야 합니다. 접촉 등으로 고무줄의 방향이 연직방향이 아니게 되는 경우 길이의 변화가 의도하지 않은대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실험 기초설계의 변화와 그에 대한 요약
다음 그림과 같이 기초설계가 구체화하면서, 그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를 보정하였습니다.
실험 과정에서의 문제 인식과 해결
실험을 직접 해봐야 인식할 수 있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이 실험에서는 측정에 대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측정 방법에 대하여.
결국에는 고무줄의 길이 를 매번 측정하여 그 변화를 찾아내는 것이 목표이지만, 생각보다 어려운 방법입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는, 측정자를 들고 고무줄의 위 끝부터 아래 끝까지의 길이를 측정해주면 되겠지만…
측정의 재현성에 문제가 생깁니다.
일단 이 방법을 대충 구상해보면, 그리고 실사에서 어떻게 되는지를 보면 다음 그림과 같습니다.
고무줄의 길이를 매번 측정한다는 것은, 고무줄 한쪽 끝을 기준으로 반대쪽 끝의 길이를 측정해줘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때 매번 자를 들고 측정하게 되면,
- 매 측정마다 측정기준점을 항상 동일한 곳에 위치시켜야 함.
- 그와 동시에, 매 측정마다 반대쪽 측정점의 위치를 읽어줘야 함.
- 자는 고무줄에 가까워야 함. (눈금 오독 방지)
- 그러나, 고무줄과 자는 닿으면 안됨. (고무줄에 다른 힘이 가해지는 것 방지)
- 자는 최대한 고무줄과 평행하여야 함.
위와 같은 여러 고려할 점이 있어, 재현성에 새로운 문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일단, 실험의 구조적 문제를 고침으로서 위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봐야합니다.
(2)를 제외한 모든 문제는 결국 자를 들고 고무줄에 대고 측정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그러니, 자를 직접 들어 측정하지 않고 가까운 벽에 고정하여 자유도를 줄이면 해결될 문제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자를 (연직방향으로 믿는) 벽에 붙여서 자의 눈금을 컵의 위치로 읽으면 (2) 를 제외한 문제는 해결될 것입니다.
그러면 그 문제들이 해결되어서 (2) 밖에 남지 않은 것일까요? (그리고, 컵의 위치를 읽을 것이니까, 고무줄과 측정자를 가깝게 하는 문제는 컵과 측정자를 최대한 가깝게 유지하는 문제로 변화함.)
그러면 컵의 위치는 어떻게 읽습니까?
결국엔 어려운건 다 똑같다니까
컵의 위치를 읽는 방법에서 오는 문제.
측정자를 벽에 붙여버리면, 그 눈금을 어떻게 읽느냐의 새로운 문제가 생깁니다. (위 그림으로 설명.)
컵이 기울어졌음이 자명한 경우에는 물론 측정을 하지 않을테지만, 미미하게 기울어진 경우를 어떻게 추정할 것이며, 그 추정한 것에 따라 계통오차를 다시 추정해줘야 올바른 결과가 될 것입니다. 그 이전에, 애초에 컵을 기울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먼저이겠지요. 그렇게 만드려면, 먼저 컵이 왜 기울어지는지를 먼저 파악하고, 그 근원을 없애거나 작게 만들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컵은 왜 기울어질까요?
컵은 왜 기울어지는가? 그리고 어떻게 해결해야하는가?
아주 간단하게 생각해보면, 컵이 기울어지는 것은 컵에 있는 동전이 균일하게 모여있지 않고 한쪽으로 쏠려서 배치되어있을 때 그럴 것이라고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해석해볼 때, 회전축을 중심으로 회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돌림힘에 대해서 생각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자유물체도표를 그리고 작용하는 힘을 해석해보면 다음 그림의 자유물체도표와 같습니다.
컵에 작용하는 힘은 문고리까지 버티고 있는, 컵을 매달아두기 위한 장력과 컵과 동전의 무게에 의해 무게중심 (대부분의 경우에는 질량중심의 위치와 일치) 으로부터 중력의 방향으로 중력이 작용하는 두가지 힘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컵이 평평한 상태 (그림의 왼쪽 상태) 에서는 무게중심이 클립으로부터 연직방향 직선에 없기 때문에 회전이 발생하여서 연직방향직선에 무게중심이 있을 때 까지 회전하게됩니다. 물리적인 해석은 이런 것이지요.
그래서, 이 그림으로 어떻게 하면 덜 기울어지게 할 수 있을지 구상할 수 있을까요?
네. 간단하게 고치는 방법은 동전의 무게가 컵에 대해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면 됩니다. 대략의 설명은 다음 그림과 같습니다.
(여기서는 질량중심과 무게중심의 위치는 동일하므로, 질량중심으로 말하기로 합니다.)
질량중심의 수학적 정의는 각 물체의 위치의 질량에 대한 가중평균이므로, 다음과 같이 쓸 수 있습니다.
- 컵의 질량을 무겁게하여서, 거의 모든 질량을 컵의 중앙에서 가지도록 하면 동전이 어디에 있든 그렇게 크게 질량중심점이 변하지 않아 안정성이 유지됩니다.
- 컵 아래에 추를 달아 용기 자체의 질량중심을 아래로, 그리고 컵의 회전축에 가깝게 하면 질량중심과 클립 사이의 직선과 클립으로부터 연직방향의 직선이 이루는 각이 작아지기 때문에, 기울어지는 각도가 작아집니다.
위 두 방법을 조합하면 동일한 무게의 동전에 대해서도 맨 처음의 실험 구상보다 더 기울어지지 않도록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게 끝일까요?
아뇨
뚱인데요
컵이 기울어지지 않게 하는 해결법에서 오는 문제
당연히 저렇게 셋업을 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해결법이 무게를 일정 위치에 더 걸어주는 것을 기반으로 하는데, 고무줄의 탄성력 에 의존하여 전체 구성을 하고 있기 때문에, 탄성 한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고려하지 않으려고 했던 탄성 한계 문제 (그리고 무게 측정의 범위 문제) 가 여기서 나오는 것이지요.
먼저 걸린 무게가 많으면, 고무줄의 탄성 한계 이내에서 더 가할 수 있는 무게가 줄어듭니다. 장비가 더이상 제대로 측정치를 낼 수 없는 (재현성에 문제가 생기는) 순간 이 가까워지는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컵의 위치를 측정하는건 측정 오차의 문제에선, 그리고 이런 방법에서는 글렀습니다.
우린 이제 글렀어
컵은 기울어질 수 밖에 없는데 그걸 고치려고 하니까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닌가요?
측정 방법의 재설계
컵이 기울어지는 것에 측정이 의존하는 셋업을 만들어서 문제가 되는 것인데, 컵이 기울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으니 측정 자체를 컵이 기울어지든 말든 상관없게 만들면 됩니다.
그렇게, 측정 방법은 다음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합니다.
- 컵의 기울기에 따라 측정치가 변하지 않을 것.
- 측정이 고무줄의 길이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
- 측정 시 실험 구성에 유의한 수준의 힘으로 접촉하지 않을 것
- 정확하게 측정치를 특정할 수 있을 것.
- 다회 측정에 따라 추정으로서 영향을 받지 않을 것.
위 조건들을 만족하게 측정을 하는 것이 가능하냐고요?
네. 가능합니다. 안될건 없습니다.
각 요소의 해결방법.
- 컵의 기울기에 따라 측정치가 변하지 않을 것.
실험 구성에서, 컵 자체는 컵의 기울기에 따라 기하학적 구조가 변하지만, 컵 윗부분의 클립과 고무줄 끝 은 컵의 회전과 기울기에 독립적입니다.
- 측정이 고무줄의 길이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
고무줄을 최대한 건드리지 않으면 됩니다. 또는, 일관되게 작용하면 되는 일입니다.
- 정확하게 측정치를 특정할 수 있을 것.
눈금자가 제대로 있는 경우 (버니어 캘리퍼와 같이) 측정치를 혼동하지 않고 제대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눈금자를 달아주기로 합니다.
그래서, 일단은 고무줄 끝 클립에 나무젓가락을 (끝을 연필깎이로 깎아서) 끼워봤습니다. 다음 그림과 같습니다.
당연하게도 이 측정방법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종이컵이 통째로 돌아갔을 때를 고려하지 않았고, 클립에 고정되어있기 때문에 종이컵이 기울어지는 문제를 그대로 안고있기도 하죠. 그래서 이 계획은 기각하기로 합니다. 그러나, 나무 젓가락 을 활용하여 고무줄 끝을 측정한다 는 기본은 그대로 하여 다시 생각해보기로 합니다.
근본적 문제의 인식
결국엔 모든 문제는, 탐침이 기울어진 것을 수정할 수 없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러니, 기울어진 것을 수정하기 위한 (그리고 그것을 감지하기 위한) 부분이 있으면 괜찮아집니다. 기울기 측정계를 달아야 하냐고요? 기울기 측정계를 우리 주변에서 찾아봐야 하지 않을지요? (IMU 같은걸 달면 되기야 하겠지만 그걸 사서 쓰는 일이 더 심각한 일이 될 것이니 하지맙시다.)
다행히도, 휴대전화에 기울기 측정계가 있습니다. 이걸 이용하여서 기울기를 감지하여 측정에 실시간으로 피드백받으면 괜찮을 것입니다.
나무젓가락을 휴대전화에 고정하고, 고무줄 끝에서 (휴대전화의 기울기가 0도임을 확인하면서) 측정자의 눈금을 지침합니다. (다음 그림과 같습니다.)
물론, 이 방법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끝이 없네, 끝이 없어.
측정 요건의 변동이 없도록 휴대전화와 나무젓가락을 매우 잘 고정하여야 하고, 고무줄에 닿을 때 측정하되, 유의미하게 세게 눌렀다간 고무줄의 길이에 영향을 주어 측정값에 영향을 주는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정도의 측정은 사람이 잘 하면 되는 문제이고, 계통 오차도 쉽게 추정할 수 있습니다. (컵의 끝을 눈으로 읽는 측정에 비해) 측정이 그렇게 어렵다거나 애매한 측정이 되지도 않으니요.
결론
고무줄 저울 실험으로부터, 실험목적을 위해 실험 원리로부터 기초 설계를 하고, 실험에 발생할 수 있는 오차의 원인이나 불확도 범위를 줄이는 것을 목적으로 여러 설계변경을 한 후 실험을 진행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실험을 완벽하게 설계했다고 생각했지만, 실험을 시행하는 도중에 다시 오차의 원인이 될 것으로 추정되는 것들이 나와 측정 방법도 다시 수정하는 것도 보았습니다.
이렇게 여러 고민을 가한 이후의 실험 과정들도 완벽한 과정이 아닙니다. 더 많은 장비와 기술을 활용하면 더 높은 정확도와 좁은 불확도로 물리량들을 측정해낼 수 있으나, 모든 것은 실험자가 보고 싶은 한도 안에서 합의하여 어디까지 볼 지부터 생각해야하는 것이겠지요.
사족
아 그래서 측정은 잘 되었냐고요?
다음과 같이 \(x\) 를 100원 주화 갯수로 두고, \(y\) 를 컵의 위치로 두었을 때 100원 주화 갯수에 대한 위치의 방정식을 구했습니다. (계수의 불확도 생략. 그러나, 유효숫자 갯수는 불확도에서 유도됨.)
그리고, 이것이 맞는지 찾기 위해, 에너자이저 AA 건전지를 활용하여 길이를 측정했더니 \(12.3\text{cm}\) 의 위치 측정값으로, 100원 주화의 질량인 \(5.42\text{g}\) 를 활용하여 질량으로 환산하면 \(22.01\text{g}\) 의 계산값을 보입니다. (사실 무게이지만, 100원 주화를 이용하여 상대적으로 측정했으니 질량이 맞습니다.)
그리고, \(0.1\text{cm}\) 인 최소눈금크기를 고려하면, 저울의 질량분해능은 \(0.1 /0.345 \times 5.42 [\text{g}]= 1.57\text{g}\) 이겠지요. 그러니, \([20.44,23.58]\) 안에 건전지의 질량이 있으면 제대로 측정했다는 (약한) 교차검증이 됩니다. 그럼 실제로 측정해보면 얼마일까요?
예!!!!!!! 잘 됐네요. 다행입니다. 사실 이건 무게 측정인데
근데 이게 끝이 아닌데요.
실험 설계를 죽어라 한 뒤에 실험을 해서, 결과가 잘 나왔다고 끝이 아닙니다. 실험 방법 자체가 완벽하지 않았고,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이 실험방법으로부터 나올 수 있는 불확도를 계산해내야 합니다.
측정 방법에 따라 발생하는 계통 불확도 (Systematic Uncertainty) 가 있으니, 실험자가 시행한 방법의 계통 불확도를 파악하여 실험값의 불확도에 적용하여야 하고, 나아가 모든 계산값의 불확도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계속 계통 불확도를 줄이고자 실험 설계를 바꾼 것도, 결국에는 그 뒤의 분석을 하지 않아도 계통 불확도가 충분히 작아 분석할 필요가 없도록 만드는 것에 의의가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줄어놓아도, 얼마나 줄었는지는 분석을 해봐야 알겠지만, 미리 고생해두면 나중에 불확도로 고생하는 일이 (그리고 실험값과 결과가 맞는지 아닌지 머리 뜯으며 고민하는 일이) 없으니요.
그래서, 어려움은 보존됩니다.